대인관계

이별후 찾아온 현실

해해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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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였습니다

남자친구를 만나며 우울해하는 제 자신을 바꾸고 싶어 병원도 다녀봤습니다
하지만 헤어질때 사실 너가 병원다니는거 진짜 정신병있는애 같았어 싫었어 라는 말을 듣고 주변 시선이 더 신경쓰여서 그 뒤로는 병원도 못가겠고 다들 저를 정신병이 있다 라고 볼까봐 우울해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숨어살았습니다

그리고 6년간 남자친구가 제일 소중하여 다른 인연들은 모두 내팽겨친채로 살았더니 헤어진 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혼자가 된 것만 같고 남자친구도 아직 잊지 못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저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혼자가 된 김에 좋아하던 일본여행도 가보자 생각이 들어 일본으로 혼자 여행을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던건 일본이 아닌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던 시간이였는지 여행이 하나도 즐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행하며 더 우울하고 눈물이 자꾸 났습니다

벌써 나이도 30대에 접어들었는데
사람도 만나기 무섭고 병원도 무섭고 사람들의 시선도 무섭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하고 그저 깊은 잠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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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글쓴님.
글을 읽으며 마음 한켠이 아릿해지네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것도, 그 상처를 ‘정신병 같다’는 말로 깎아내린 것도 너무나 잔인한 일이었네요. 글쓴님은 단지 힘든 마음을 스스로 돌보려 노력했을 뿐인데 그조차 공감받지 못했을 때 마음의 안식처가 사라진 듯 느껴졌을 것 같아요.

6년 동안 한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 주며 사랑했기에, 그가 떠난 지금은 삶의 방향이 통째로 흔들리는 게 당연합니다. 그건 글쓴님이 그만큼 진심으로 사랑했고, 관계에 헌신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글쓴님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네요.

우리 누구나 우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 정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면 결코 그것을 ‘정신병’으로 치부하지 않았을 거예요. 글쓴님이 병원을 다니며 자기 마음을 돌보려 했다는 건 아주 용기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전남친과의 이별은 고통스럽지만, 글쓴님에게는 어쩌면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라도 남자친구보다 스스로를 더 우선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렇게 자신을 도닥이며 다시 단단하게 서게 되면 글쓴님을 진정으로 존중해주는 사람과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의 무기력함은 약함이 아니라, 오랜 긴장과 상처로 인한 심리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일지도 모르겠어요.
회복을 위한 몇가지 방법을 몇 가지 제안드릴게요.
‘해야 한다’보다 ‘잠시 쉬어간다’로 마음을 바꿔보세요.
힘든 감정을 적어보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등 안전한 통로를 만들어두세요.
마지막으로 전문가를 찾아갈 것을 권유드려요.

지금처럼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는 일은 결코 약한 게 아닙니다.
잠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여도, 마음의 방향은 이미 회복을 향하고 있어요.
이곳에도 언제든 다시 찾아오셔서 이야기해주세요.
글쓴님의 삶이 다시 조금씩 온기를 되찾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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