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요즘 힘들고 외로워요.

설레임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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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운동선수인데요. 요즘 훈련이 너무 힘들어요. 내년에 있는 올림픽을 준비중입니다. 8개월 밖에 안 남아서 더 빡세게 훈련 하는것 같아요.
제일 첫번째로, 힘든 부분을 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친한 친구는 없어서 주로 가족과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근데 가족은 제가 힘들다고 하면 걱정하시니까 말 못하겠어요 ㅠ
두번째로,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운동은 하지만 결과도 그만큼 나올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잘하는 라이벌 선수가 제 종목에 출전하기 때문이에요.
세번째는, 종목 특성상 체중 증량을 해야 해요. 하지만 저는 평소에 소화가 잘 안되는데 하루에 5끼를 먹어야 해서 힘들어요. 살찌는게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단기간에 근육과 함께 증량하는건 어려워요. 계속 끼니 사이에 먹는 거에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요. 현재는 체육교사를 희망하고 있는데요. 임용고시를 볼 자신이 없어요. 그렇다고 체육지도자도 할 자신이 없고요. 저희 단기 목표는 내년 올림픽에서 후회하지 않고 그만 두는거에요. 근데 또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매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또 하루가 살아지는 듯해요 ㅎ
글을 쓰다 보니 너무 길게 썻네요.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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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설레임님 안녕하세요. 이야기 들려줘서 고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설레임님께서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혼자 버텨내고 있는지를 깊이 느낄 수 있었어요. 정리된 네 가지 고민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있어서, 그 마음을 꼭 어루만져 주고 싶었답니다.

첫 번째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이 클 것 같아요. 힘들 때 기댈 대상이 없으면 감정이 더 무겁게 느껴지고 쌓이죠. 가족에게 말 못하는 이유가 ‘걱정하실까봐’라는 말이 너무 짠했어요. 그만큼 주변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고요. 하지만 설레임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위로받을 자격이 있답니다. 이렇게 글로라도 표현해준 지금처럼, 마음을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조금 트일 수 있어요.

두 번째로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특히 열심히 해도 결과가 장담되지 않는 세계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죠. 게다가 잘하는 라이벌까지 있다면 그 부담감은 말할 수 없이 클 거예요. 하지만 설레임님이 얼마나 꾸준히 훈련하고 자신과 싸워왔는지,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엄청난 성취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요.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과정을 살아낸 사람만이 나중에 후회 없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세 번째로 체중 증량.. 이건 정말 많은 사람이 잘 몰라주는 어려움이죠. ‘그냥 많이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는 매끼니가 일종의 싸움일 거예요. 단기간에 근육량까지 고려해야 한다면, 이건 단순한 식사 문제가 아니라 자신과의 끈질긴 싸움일 것 같아요. 그 과정을 지금도 견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 목표는 올림픽까지지만, 이후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더 불안한 마음이 들죠. 그만두고 싶다가도 또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새 또 버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건 그만큼 설레임님 안에 단단한 생명력과 애정이 있다는 증거예요. 지금은 ‘정확한 방향’보다 ‘나를 붙들고 하루를 살아내는 힘’이 더 중요한 시기일지도 몰라요.

끝으로, 글이 길어졌다고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그만큼 마음이 크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뜻이니까요. 설레임님, 지금도 충분히 잘해내고 있어요. 혼자서 이 모든 걸 생각하고 견디는 그 자체가 당신의 힘이에요. 지금처럼 하루하루 살아가는 당신의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또 글을 남겨주셔도 좋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창구를 꼭 만드시기 바랍니다. 응원할게요:)